2012년도 글 백업입니다. 고개를 들자 한쪽 벽에 달려있는 전자시계가 검은 바탕위에 빨간 글자를 깜박이는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pm 9:36. 야근이 미친짓이라는 건 알지만 미친 짓을 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인사부가 미치는 철이 인사철밖에 더 있겠는가. 미간을 꾹꾹 눌러 인상 쓴 얼굴을 돌려놓았다. 잠을 못 자는 것만으로 영양크림을 물 마시듯 발라도 회복이 시원치 않을 판에 주름까지 지는 건 참을 수 없는 일이다. 다시 컴퓨터로 시선을 돌렸다. 3중으로 백업한 파일이 제대로 백업 되었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후 컴퓨터를 '안전하게' 종료했다. 거의 완성 된 게 날아가다니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본인만 끔찍하면 또 모를까, 인사부 전체에 지옥이 고스란히 강림한다. 몇날 며칠을 철야해서 간신히..
2012년도 글 백업입니다. 눈꺼풀을 내리자 다시 뜨는 것도 뻑뻑할 정도로 건조한 눈이 느껴졌다. 조금 새어나온 눈물이 마른 안구를 적시자 마른 눈동자가 통증을 호소했다. 안경을 벗어 연단에 내려놓고 손으로 눈꺼풀 위에서 눈을 지그시 눌렀다. 압력이 가해지자 관자놀이를 후벼파는 것 같았던 두통이 조금쯤 덜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에 맡는 기업 강의이다 보니 상당히 긴장한 모양이다. 비록 치프 강사라고는 하지만 보통은 일괄적으로 스쿨에서 주최하는 것에 사람들이 등록하여 모이는 것이 일반적이고, 기업에서 의뢰를 해 출장을 가는 것은 그렇게 흔치 않다. 그것도 대기업에서 의뢰해 오는 것은 더욱 드물고, 다른 강사가 파견나가기도 쉬우니 이렇게 큰 강의를 하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https://youtu.be/JGwWNGJdvx8 유기가 그날 바에 간 것은 다분히 충동적인 일이었다. 술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을 뿐더러 바에 앉아있으면 사람들이 자꾸 말을 걸어오는 것도 별로였다. 가끔가다 술이 마시고 싶어질 때면 그래서 집에서 병을 뜯는 것을 택했다. 그러나 오늘은 좀, 달랐다. 언제부터인가 끼쳐오는 무언가 잊어버렸다는 공허함이 잘 사라지지 않았다. 아주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기분. 일도 손에 잘 잡히지 않았고 모든 것이 지루했다. 그럭저럭 일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유기는 평소와는 다른 방향으로 핸들을 틀었다. 드라이브라도 하고 들어가지 뭐. 태평하게 생각하면서. 그러나 도심 한 가운데서 드라이브를 나가 보았자, 어느 정도 이상 달리지 않으면 또 도심이 이어질 따름이다. ..
*15세 미만의 구독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https://youtu.be/JGwWNGJdvx8 가끔, 아주 가끔 뭔가 아주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을 잊어버렀다가 다시 떠올리는 것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어느 것도 생각나는 것이 없고 그저 살살, 머릿속을 간지럽히기라도 하듯이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다는 느낌만 들어서 조조는 날이 갈수록 피로해졌다. 잃어버린 것 따위, 잊어버린 것 따위는 아무것도 없었다. 혹여 잊어버렸다면 아무래도 좋을 것이었다. 대단찮은 것일 게 뻔했다. 그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적었고, 손에 꼽히는 그것들을 조조는 아주 잘 기억하고 있었다. 뛰쳐나와버린 직장도 다시 복귀했고, 초선이도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가 걱정할 만한 것은, 신경..
뱀파이어 유기와 웨어울프 유장이 보고 싶다 서로 손톱 뽑아들고 피터지게 싸우는 게 보고 싶은데...(?) 아니면 말싸움도 좋아. 웨어울프가 뱀파이어에게 물리면 어떻게 될지 당신은 궁금하지 않아? 꺼져. 걱정 마. 웨어울프 피라니 생각만 해도 역겨우니까. 같은 식으로 그렇게~ 말하다~ 사랑에~ 빠지고~ 인연이~ 생기고~ 그림자 속에서 자신을 추스르는 유기와 그믐달 아래서 괴로워 하는 유장... 이로 붕대 물어 뜯어가면서 팔에다 붕대 감는 유장 보고 싶다 당연히 유기가 다치게 한 것입니다 유기와 싸우다가 그렇게 됨... 싸운 이유는 유기가 유비 피를 못 먹게 하려다 그렇게 된 걸까 유비는 보통 사람(?)이고 유장은 어렸을 때 웨어울프한테 물려서 유비를 매몰차게 떠난 척 주변을 배회하며 지켜주며 살아가는데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