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유기유장이 서로에게 편지 쓰는 거 보고 싶다... 엽서라도... 사랑하는 유장 씨. 하고 서두 시작해서 유장 얼굴 터지는데 문단 바꿀 때마다 사랑하는 유장 씨, 애모하는 유장 씨, 은애하는 유장 씨 하고 계속 시작해서 해외 출장 다녀온 유기 오자마자 후드리 찹찹 맞는다(?) 유장은 한 서른 장 쯤 구겨 버리고 네가 이걸 받을 즈음엔 해외 출장에서 돌아와 있을 텐데 왜 내가 이걸 쓰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가 골자인 엽서를 쓴 후 마지막에 보고 싶다 써 놓고 후회한다... 그리고 구겨버린 서른 장은 유기의 손으로 들어가는데(?) 유기의 편지 -> 사랑하는 유장 씨, 저는 지금 막 호텔에 도착한 참입니다. 캐리어도 풀지 않았어요. 정말 호텔에 방금 도착했습니다. 여기는 말씀드렸다시피 지구 반대편입니다. ..
*날조 주의 어색한 침묵을 깬 것은 두 대의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였다. 한 대의 핸드폰이 울린 것이 먼저였고, 잠시 후 약간 뒤따르듯 다른 한 대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같았다. 하나의 이름에는 도원관이라 써 있었고 다른 한 쪽에는 유진이라고 써 있었지만, 어쨌거나. 유진이에게서 온 메시지는 다음과 같았다. 형 미안... 제갈량이 감기가 심해서 도저히 못 나가겠어 그리고 도원관에서 온 메시지는 다음과 같았다. 감기. 못 감. -제갈량 사마의는 핸드폰을 닫으면서 그나마 메시지가 왔다는 데에 의의를 두어야 하나 고민했다. 그리고는 조용히 제 옆의 사내를 불렀다. 조조님. ...왜 그러나. ...제갈량이 오지 못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조조는 똑바로 시선을 앞으로 내고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문자를 받은..
그 날따라 날이 유독 흐렸다. 장마가 지난 지도 한참인데 곧 비라도 올 모양인지 하늘이 꾸물거렸다. 그렇게 흐리면서 날은 푹푹 쪄댔다. 차라리 시원하게 쏟아지면 좋을텐데. 유기는 그렇게 생각하며 넥타이를 만지작거렸다. 퇴근을 했지만 일부러 차를 두고 나왔다. 조금, 걷고 싶었다. 해도 지지 않았고 자신을 알아볼 사람도 없지 싶었다. 서류가방을 들고 유기는 번화가 쪽을 향했다. 오늘따라 숨쉬기가 버거웠다. 공기가 무거워서 그런 것일까. 유기는 자켓을 벗어 팔에 걸쳤다. 커프스 링크를 떼어 자켓 주머니에 쑤셔넣고 팔을 걷었다. 넥타이도 풀어서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음, 좀 껄렁해보이려나? 반듯하게 다듬은 머리를 한 상태로 유기는 생각했다. 복장을 정돈(?)하는 사이에 그새 거의 번화가였다. 인구 밀도가 높..
관장 : 유장아. 유장 : 예 관장님. 관장 : 네가 누구냐. 유장 : ? 방금 유장이라고 부르셨는데요. 관장 : 아니 임마 니가 뭐냐고. 유장 : ? 관장 : 프로 복서!! 유장 : …은퇴했잖아요? 관장 : 한 번 프로면 영원한 프로지 임마! 유장 : 아, 예… 관장 : 너 프로 아니냐? 유장 : …프로죠. 관장 : 그걸 아는 놈이 민간인을 때리냐 이놈아!!! 유장 : 제가 언제요? 관장 : 이 놈 말이다! 유기 : 유장 씨! 장 : 뭐야 언제 왔어? 기 : 방금, 아야야야. 관 : 뭘 했길래 이 놈이 붕대를 감고와? 장 : 아니; 제가 쳤다는 보장도 없잖아요! 관 : 웃기네. 니놈이 니 깔이 맞았는데 가만 있는 놈이었으면 복서를 했겠냐. 장 : 기 : 와 저 유장씨 깔이에요? 장 : 즈응흐 흐르.(조..
*트위터에 풀었던 썰을 그대로 백업합니다. 퇴고X대학 선배 유기랑 후배 유장... 나이는 유장이 더 많은 거...->이 세상에 팀플을 시키는 교수는 당연하지만 하고 많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팀플이 편하고 익숙하냐 하면 절대로, 아니다. 교양 수업이, 그것도 출석부 이름 순으로 끊어서 조별과제를 시키는데 유기는 밀려오는 짜증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것도 수업 정정도 할 수 없게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다음 수업에서야 조별과제에 대한 사항을 안내하는 교수에 대해 유기는 속으로 온갖 험한 말을 쏟아놓았다. 수업이 끝나자 팀플을 챙기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유기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혼자 어색하게 앉아있는 사람이 보였다. 아까 팀플 조원 이름을 부를 때 자신과 같이 손을 들었던 사람이 었다. 유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