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글 백업입니다. *이 글은 픽션입니다. 실제 인물, 사건, 단체 등과 관련이 없습니다. 커크의 수면 시간은 그 날 이후로 획기적으로 달라졌다. 수면 시간이 변했다기 보다는 수면 시각이 변했다는 말이 더 옳았다. 양은 별로 줄지 않았지만 밤에 잠을 자서 그런지 질은 확연히 좋아졌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여름방학이 시작 되면서 스팍이 오는 시간은 아슬아슬하게 오전 시간을 비끼는 시각으로 변했고 커크는 그런 스팍을 즐겁게 맞아주었다. 폐가의 일종이 아니냐고 불릴 만큼 상태가 안 좋았던 커크의 집도 그에 따라 나름대로 제 모습을 갖추어 가기 시작했다. 대문에 나름 자물쇠도 달고, 천장만 달려있는 꼴이었던 헛간도 나름 창고와 차고의 중간 정도 되는 모양새를 갖추었다. 냉장고에도 그럭저럭 신선 식품이 차기..
2016년 글 백업입니다. *이 글은 픽션입니다. 실제 인물, 사건, 단체 등과 관련이 없습니다. *양궁에 관해 지식이 없는 편입니다. 이상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는 법이라곤 하지만, 친하지 않은 사이에서 타인의 네임을 묻는 것은 엄연히 실례다. 프라이버시에 포함되는 것이기도 하고, 어디에 있느냐 하는 문제까지 포함하면 숨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하니까. 그래서 갤리가 당장 네임으로 곤란을 겪은 적은 몇 되지 않았다. 매니저나 주치의, 그리고 처음에 검사를 했던 간호사와 경찰 정도가 알고 있을 따름이었다. 다만 소문은 어디서든 나기 마련이다. 아무도 생각한 적조차 없는 일이라 무슨 그런 일이 있냐는 반응이 95%, 그런 일이니만큼 혹시 모른다는 반응이 ..
2016년 글 백업입니다. *이 글은 픽션입니다. 실제 인물, 사건, 단체 등과 관련이 없습니다. 커크는 자주 가던 샌드위치 집으로 스팍을 데려갔다. 따끈하게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치즈를 듬뿍 녹여 넣은 햄버거나, 파삭파삭하게 튀긴 어니언 후라이가 특히나 평이 좋은 곳이었다. 커크는 여기에 반주-라기보다는 음료수의 개념으로-로 차갑게 살얼음이 낀 병맥주를 한 잔 씩 끼워서 시키곤 했다. 비록 오늘은 교육용으로 좋지 않아서 약간 무리가 있긴 했지만. 오늘은 소프트 드링크나 마셔야겠네. 커크는 메뉴판을 스팍에게 건네며 생각했다. 패스트푸드점은 아니지만 비슷한 주문 구조를 가지고 있는 탓에 둘 다 서 있는 상태였다. 아까 바이크에서 힘을 상당히 주고 있는 것 같던데 힘들진 않을까? 커크는 메뉴판을 거의 해..
2016년 글 백업입니다. *이 글은 픽션입니다. 실제 인물, 사건, 단체 등과 관련이 없습니다. *양궁에 관해 지식이 없는 편입니다. 이상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신입 비서는 산더미처럼 쏟아져 나오는 서류들을 정리하며 닫힌 문 너머로 눈치를 보았다. 이래저래 일이 많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이 정도로 많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매년 몇 명씩 그만 두고 나간 다는 게 농담으로는 결코 들리지 않았다. 지난 몇 년 간 끝없이 같이 다니는 수행 비서가 그저 대단해 보였다. 모두들 쉬쉬하고 있는 그 소문이 사실일까 생각하다 신입 비서는 고개를 휘휘 저으며 털어버렸다. 생각해서 좋을 게 없는 이야기였다. 혹여라도 입 밖에 내는 순간 잘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문 뒤에서 서류를 들고 나온..
2015년 글 백업입니다. *이 글은 픽션입니다. 실제 인물, 사건, 단체 등과 관련이 없습니다. *12/26 갤리 전력을 위해 작성된 글입니다. 공기가 한결 차갑게 식어 있었다. 알람시계를 끄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갤리는 옷 속으로 파고드는 냉기에 몸을 부르르 떨고는 약간 비틀거리며 라디에이터를 향해 다가갔다. 손이 녹아들 만큼 열기가 올라오기 시작해서야 갤리는 싱크대로 다가갈 수 있었다. 어젯밤에 물을 끓이긴 했지만 그건 어젯밤의 이야기다. 커피 포트의 물은 얼지 않은 게 용할 정도로 차갑게 식어 있었다. 버튼을 누르자 얼마 지나지 않아 열기가 물을 튀겨내는 소리가 들렸다. 냉장고 안에 아침으로 할 만할 거리는 계란 두 알과 유통기한이 하루 지난 우유가 바닥에 깔린 정도가 다였다. 시리얼이 한 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