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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D/레히삼

[유기유장] 동양풍 au

ㄷㄷㄷㄷ 2019. 2. 10. 12:39

*트위터에 썼던 것을 그대로 백업합니다. 퇴고 X


육윶 동양풍 au로 유진이랑 육이랑 혼약 되어 있는데 윶이 쩨갈량이랑 윱이랑 도망치게 해주고 자기가 대신 결혼하러 가는 게 보고 싶다...

첫째라는 게 무에라고 그토록 사람을 괴롭게 만드는지. 집안의 이름을 단 사람 누구라도 상관이 없다면 서로 연모하는 상대가 있는 사람보다야 자신이 나으리라. 첫째든 무엇이든간에. 유장은 이를 갈았다. 유진이 마음에 품고 있는 상대가 뺀질하여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 순한 아이가 눈물을 내비치는 것을 보느니 보내주는 것이 옳았다. 혼약이 무어라고. 유장은 한숨과 눈물로 밤을 지새는 동생을 보며 여러번 말씀을 올렸다. 동생 대신 저를 보내달라고. 부모님은 단칼에 자르며 이야기 했다. 너는 가문을 이어야할 첫째가 아니더냐. 유진이도 좋은 가문의 좋은 사람에게 보내는 것이니라. 너는 조용히 말을 따르거라. 유장은 이를 바득 갈았다. 따르라 하였다고 조용히 따른다면 유씨 집안의 망나니라 불릴 이유도 무엇도 없었다. 혼례 전날, 유장은 조용히 제갈량을 불렀다. 도망칠 계획따위야 이 놈에게도 차고넘칠 만큼 있을 터였다. 심지어 도망간 자리에서 떵떵거리며 살 만한 계책도 있을 것이었다. 유장은 거기에 숟가락을 얹기로 했다.

혼례 당일에 안 된다며 우는 유진을 달래 유장은 옷을 바꿔 입었다. 다홍색 옷을 뺏듯이 쥐어잡고 유장은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곤 유진에게 말해 주었다. 너는 이제 유진이 아니라 유비라고. 가문과 상관 없는 사람이 되리라고. 나는 어떻게든 도망칠 것이니 너는 상관치 말고 어서 떠나라고. 떠나면서도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본 것은 유진, 아니, 유비 특유의 상냥함 때문일 것이었다. 유장은 얼굴을 가린 포 너머로 눈을 감았다. 혼례가 시작되었는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유장은 부축을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절을 한차례 올리고 술을 세 순배 나누어 마셨다. 당사자 둘의 합의가 아니면 무를 수 없는 혼이 성립된 것이다. 유장은 포를 쓴 채로 신방에서 가만히 앉아 상대를 기다렸다. 포는 얇은데도 제 소임을 다하여 눈을 뜨나 감으나 다름이 없었다. 그저 어두운지 아닌지만 간신히 파악이 될 따름이었다.

해가 져가는지 방이 아주 천천히 어두워져갔다. 호롱 하나 밝혀둔 방 안은 침침하기까지 했다. 덜컹.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심장이 떨어졌다. 인기척이 점점 가까워지고, 옷이 구겨지는 소리가 났다. 앞에 앉은 모양이었다.

포를, 벗기어도 되겠습니까. 낮은 목소리가 물어와 유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포가 아래부터 위로 들려졌다. 고운 얼굴의 남자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남자가 피식 웃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부인.

아니, 유장 씨라 부르는 게 낫겠습니까. 유장의 눈이 순식간에 커졌다.

무슨-

부인 될 사람 용모파기 정도는 받아봤습니다. 그리고 가족이 어떻게 되는지도 열심히 공부를 하였고요. 유진 씨도 비슷한 공부를 하시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유장은 바드득 이를 갈았다. 지독하게 꼼꼼하기도 해서는. 유기는 포를 완전히 넘기고 양반 다리를 하였다. 유장도 아까부터 꿇어 앉느라 아픈 다리를 편히 하였다.

어쩌시려 이런 짓을 하셨습니까.

...무얼 어쩌려고 하겠나. 동생이 울고 있는데.

우애가 깊기도 하군요.

빈정거리는 투가 딱 제갈량을 생각나게 하였다. 반반한 놈들은 다 이꼴인가? 유장은 울컥 화가 치솟았다. 뭐라 말하기 전에 사내가 선수를 쳤다.

잘 된 일입니다.

뭐?

잘 된 일이라 하였습니다. 저도 혼에는 관심이 깊지 아니하였습니다.

사내가 덤덤히 말했다. 유장은 허, 하고 헛숨을 토했다.

그럼 어쩔텐가. 무르기라도 하겠는가?

그럼 재미가 없지요.

사내가 배시시 웃었다. 꿍꿍이가 있어뵈는 웃음인데도 맑아 뵈었다. 유장은 사내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 유씨 집안의 망나니. 사내의 별칭은 무엇이었을까?

어쩌시겠습니까. 저와 한 번 도모해 보시렵니까?

...이름도 모르는 자와?

코웃음을 치자 사내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사모를 벗어 바닥에 내려놓았다.

유기, 유기라 합니다.

유기가 눈을 휘어 웃었다.


<-

아 보고 싶은 거 다 했다... 유장이 써 놓았던 자기가 왜 이런짓을 했는지 써 있는 편지가 발견됨. 당연히 두 집안은 발칵 뒤집히고 혼인을 무르라고 시끌벅적한데 유기가 자신의 반려를 보고 첫 눈에 반하였으니 자기는 도저히 혼인을 무르지 못하겠다고 선언함. 유장도 비슷한 행세를 한다. 그리하여 두 집안에서는 나름 조율을 해서 유기네 집안에서 1년 유장의 집안에서 1년 하는 절충안을 내놓는다... 그리고는 굉장히 알콩달콩 사는 척 연기를 하다 진짜가 되어버리는 그런... 클리셰... 그리고 어차피 결혼을 해 버렸으니 유장이 유비를 수소문하여 다시 집에 데리고 와 집안이 한 번 더 뒤집어진다... 데릴 사위로 제갈량까지 들어온다... 부모님만 골머리를 썩는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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