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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픽션입니다. 실제 인물, 사건, 단체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해리포터au, 수위는 없으나 오메가버스, 네임버스 세계관입니다.
*대괄호[] 안은 한국어라는 설정입니다. 인소 같아요 죄송합니다. +제 영어는 후사를 잉태할 수 없는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속편 스코치 트라이얼의 캐릭터 스포일러가 있으되 캐붕일 예정입니다. 죄송합니다.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난지 사흘. 입 아픈 이야기이기는 하나 특별히 변한 것은 없었다. 당장 며칠 앞으로 다가온 두번째 시험에 열기가 더 쏠릴 따름이었다. 크리스마스 파티가 가리고 있던 눈이 뜨여진건지 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여튼 전체적인 학교의 분위기는 그랬다. 정작 당사자만을 제외하고 말이다.
"설명해 봐."
죽 늘어난 페퍼로니 피자의 치즈를 입으로 따라가던 트리샤는 흘끗 눈동자만 굴려 토마스를 올려다보았다. 토마스는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동자로 트리샤를 쳐다보다가 피자를 씹고있는 트리샤가 앉은 카우치 주위를 신문하듯 돌기 시작했다. 트리샤의 황당하다는 눈동자가 토마스를 뒤쫓았으나 토마스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너는 지난 번에 우리에게 파트너가 있다고 했지. 어떤 파트너인지는 전혀 특정해 주지 않고. 그래서 우리는 네가 보바통 학생의 팔짱을 끼고 나타났을 때 매우 경악할 수 밖에 없었어."
"보바통 대표가 아니라 브렌다야."
"어쨌건!"
토마스가 공중으로 손을 뻗자 뭔가가 흩뿌려졌다. 흩뿌려졌다고 하기엔 좀 크기가 큰 종잇장들이었고 그 안에서는 커다란 글자와 사진이 말 그대로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경악! 호그와트 트리위저드 파티, 대표끼리 쌍쌍?] 예언자일보 스포츠 면이 언제부터 저렇게 저속해졌지. 트리샤는 얼굴을 조금 찌푸렸다. 부엉이 수 마리가 휴게실 구석에 쌓아놓은 편지 더미가 날이 갈 수록 위세를 부려서 트리샤는 그냥 전부 얌전히 벽난로 안으로 밀어넣었다. 처음 한두 통은 뜯어봤는데, 대부분 동성애가 어쩌니 하는 헛소리였기 때문이었다. 굴뚝이 막힐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애저녁에 끊었다.-토마스도 많이 받았는데 부모님께 온 호울러를 제외하면 단 한 통도 뜯지 않고 벽난로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드디어 부모님께 장문의 편지를 썼다-토마스는 의기양양하게 말을 이었다.
"자 해명해 봐! 언제부터 걔랑 놀았어!"
"니가 초등학생이냐."
"척도 분노하고 있다고! 자 봐! 너를 얼마나 부끄러워하는지!"
"지금 상황에선 네가 더 부끄러워 토마스."
척이 담담하게 이야기하자 토마스는 순식간에 찌그러들었다. 처어어억, 하고 길게 빼서 부르면서 척의 무릎에 답싹 달라붙어서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한참 큰 것이 한참 작은 것에게 달라 붙어있으니 그렇게 좋은 광경은 아니었지만 그리핀도르 기숙사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점심 시간이어서 가뜩이나 적은 사람들마저 다들 자연스레 휴게실의 광경을 넘겼다. 심지어는 당사자조차도.
"그래도 트리샤, 좀... 개인적인 일이라 미안하긴 하지만. 이야기를 듣고 싶어."
언제 그렇게 친해졌어? 척은 페퍼로니 피자 대신 콜라가 든 컵을 손에 쥐고 만지작거렸다. 집요정들이 혼신의 힘을 다한 음료수와 음식은 바깥의 것 못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더 좋기까지 했다. 트리샤는 먹던 피자를 접시 위에 천천히 내려두고 깔고 앉았던 쿠션을 끌어안았다. 그리곤 턱으로 쿠션을 꾹 눌렀다.
"글쎄, 나도 언제 친해졌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냥 어느날 와서, 자기 파트너가 되어 줄 수 있겠냐고 하더라고."
"그래서 때렸어?"
"나는 너만 때린다 토마스."
쿠션이 공중을 날아서 토마스의 얼굴에 직격했다. 입에 털이 들어갔는지 토마스가 과장되게 뭔가를 뱉어내기 시작했지만 트리샤와 척은 신경쓰지 않았다. 트리샤는 말을 이었다.
"남자나 오메가가 낫지 않겠냐고 물었는데, 연애상대가 아니라 다른 학교에서 친구를 구하는 거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냥 닥치는 대로 묻고 다니고 있다고. 그래서 어처구니가 없어서 애초부터 친구였으면 모를까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은 파트너는 되고 싶어하지 않을 것 같다고 그랬지. 그러니까..."
트리샤가 콜라를 벌컥벌컥 들이키더니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날부터 쫓아다니더라고. 트리샤가 짜증스레 중얼거렸다. 토마스는 휘둥그레해진 눈으로 트리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비척비척 옆의 소파에 가서 주저앉았다. 척은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입을 몇 번 뻐끔거렸다. 결국 입을 뗀 것은 토마스였다.
"걔... 좀 많이... 희한한 것 같은데."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이런 표정으로."
트리샤가 얼굴을 딱딱하게 굳혔다.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입술은 일자가 되어서 토마스는 그게 브렌다를 따라하는 표정이라는 걸 알아냈다.
"'나랑 친구하자.' 그러는 거 있지."
이번에는 토마스도 할 말을 잃었다. 잠깐 토마스와 척을 돌아본 트리샤는 접시에 내려두었던 피자를 집어들었다. 진지하게 자기 말을 고려 해 준 사람이 나밖에 없다며 우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나 뭐라나. 여튼 걔가 계속 쫓아다니면서 친구 하자, 친구 하자, 그러길래 그냥 파트너 해 주고 말면 안 될까 하는 생각도 들고 해서. 일단 했어. 그리고 그 때 얘기를 좀 해서, 좀 이따 점심 먹고 호그스미드 놀러 가기로 했고. 트리샤의 입으로 피자가 한 입 더 들어갔다. 그새 좀 식었는지 치즈가 늘어지지를 않았지만 그래도 트리샤는 맛있게 한조각을 해치웠다. 그러고 나서야 토마스와 척은 좀 움직일 수 있었다. 알고 보니 트리샤도 이상한 사람이었어. 나 무서워. 트리샤랑 못다니겠어. 토마스가 헛소리로 징징 거리기 시작해서 트리샤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피자조각을 제외하면 특별히 집어 던질 수 있는 건 없었다. 트리샤는 좀 짜증을 내는 표정을 짓고 그냥 피자 조각을 둘둘 말았다. 내가 보기엔 너도 만만치 않게 이상하거든. 하고 말을 던져놓고. 토마스가 고개를 들었다.
"내가 뭐!"
"너 차였다고 하지 않았어?"
"어... 그게."
"그리곤 같이 팔짱 끼고 나타나서 덤스트랭 대표 발을 열심히 밟았지."
"아 좀!"
"그 분 발 안 아프다고 하셔 톰?"
"처어어억!"
트리샤가 분이 좀 풀렸는지 낄낄 웃었다. 그리고는 피자 조각을 입에 넣어서 볼을 빵빵하게 부풀렸다. 척도 어깨를 으쓱 움직이고는 피자 조각을 들었다. 토마스도 고개를 젓다가 피자를 한 조각 집어 들었다. 사이즈가 큰 편인 피자가 손끝 위에 올라와서 토마스는 피자 끝을 한 입 물었다. 척이 우물우물 씹던 한 입을 삼키고 입을 열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뭐가?"
"어떻게 할 거냐니까."
트리샤가 말을 받았다. 토마스는 얼굴을 조금 찌푸렸다. 다들 뭔 소리를 하는 거야. 피자 끝부분을 씹는데 페퍼로니 소시지가 짰다. 아니 소시지도 소시지지만 일단 베이스로 쓴 토마토 소스부터가 짠 맛이 강한 것 같았다. 토마스는 콜라를 조금 마셨다. 목구멍이 아플정도로 딱딱 쏘는 맛이 났다. 한숨을 쉬는데 척이 입을 열었다.
"고백 할 거야?"
"어?"
척은 우물우물 피자를 씹으며 어깨를 으쓱 움직였다. 토마스는 고개를 기울였다. 트리샤가 말을 꺼냈다.
"걔도 상황이 상황이니까 알 수 없긴 하지만 네 파트너 신청을 받아줬다면 걔도 꽤 마음 있는 거 아닐까? 나 같이 황당한 상황만 아니면 괜찮잖아. 왜, 네임 파트너 끼리 살면 잘 산다며. 너 그 덤스트랭 되게 열심히 따라다녔잖아. 고백 할 거 아냐?"
토마스는 별 대꾸 없이 피자를 우물우물 씹었다. 짠맛이 점점 줄어드는 것도 같았다. 다시 한 입을 크게 베어물자 트리샤의 표정이 점점 안 좋아졌다. 트리샤가 허리를 세웠다.
"고백 안 할 거야?"
"내가 왜?"
"토마스?"
척도 심상찮은 기류를 감지했는지 거의 다 먹은 피자를 접시 위에 내려두었다. 왜 고백을 안 해? 사귀고 싶은 거 아냐? 그냥 보기만 해도 좋아? 이건 아닌 것 같고, 고백 방법을 고민 중이야? 두 친구 입에서 온갖 이야기가 나오는 동안 토마스는 내내 묵묵 부답이었다. 그냥 피자 한 조각을 깨끗이 해치웠을 뿐이었다. 트리샤의 얼굴이 점점 나빠지다가 마침내 일그러졌다.
"토마스, 설마."
"........"
"너 그 사람 안 좋아해?"
그렇게 열성적으로 쫓아다녀 놓고? 트리샤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척이 뭐라고 말하려고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다무는 게 보였다. 토마스는 피자를 한 조각 집어 들었다. 그래도 좀 전까지는 미지근했었는데, 벽난로를 때 놓았지만 날이 쌀쌀해서 그런가 순식간에 차가워져서 피자는 벌써 식어 빠지게 되어 버렸다. 토마스는 입을 열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
토마스는 약간 딱딱해진 피자를 베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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