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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글 백업입니다. 퇴고 X
*이 글은 픽션입니다. 실제 인물, 사건, 단체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해리포터au, 수위는 없으나 오메가버스, 네임버스 세계관입니다.
*대괄호[] 안은 한국어라는 설정입니다. 인소 같아요 죄송합니다. +제 영어는 후사를 잉태할 수 없는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속편 스코치 트라이얼의 캐릭터 스포일러가 있으되 캐붕일 예정입니다. 죄송합니다.
이 부분은 후에 퇴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죄송합니다.
날짜가 금세 지나갔다. 시험을 끝내고 나서 속편하게 식사를 우겨넣고 침대에 애벌레 도롱이 말듯 이불을 말고 잠들었다 깨어난 갤리는 기숙사 방에서 하품을 하다 오늘부터 크리스마스 방학이라는 걸 깨닫고 조금 더 잘지 말지를 고민했다. 저 쪽에서 아직 죽은 듯이 자고 있는 기숙사 친구가 두엇 더 있었다. 그러나 해가 이미 중천이었고,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없는데 이렇게 사람이 없다는 건 이미 시간이 오후를 지난지도 오래 되었다는 뜻이었기 때문에 엉킨 이불을 풀고 밖으로 좀 나가기로 결정을 했다. 배가 고프기도 했고. 점심시간이 지났더라도 부엌으로 가면 환대를 받을 수 있을 것이었다.
세수를 하며 눈꼽을 떼어내자 시야가 좀 더 멀끔해졌다. 정신을 차리려 일부러 찬물로 세수를 했더니 손이 얼어버린 것 같았다. 등줄기를 추위가 두드려서 갤리는 부르르 몸을 떨었다. 살집이 있으면 덜 추운 편이라고 하는데, 영 그 말이 맞는 것 같지가 않다. 침대로 다시 돌아가니 못 보던 소포가 침대 위에 놓여져 있었다. 그 짧은 사이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두툼하긴 했으나 그다지 무겁지 않은 게 아마 부모님이 보내신 예복인 모양이었다. 곧 보내주겠다고 하신 게 9월이었는데 도착한 게 지금이라니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그나마 파티가 끝나기 전에 와서 다행인가. 아버지는 건망증이 조금 있으시고 어머니는 낙천적이시다보니 이런 일이 가끔 있었다. 가끔 방학 때 돌아가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부엌에서 타고 있는 베이컨을 보며 기함하는 것이니 말 다 한 셈이다.
식당이 비어서 갤리는 부엌을 들렸다가 밖으로 나왔다. 망토에 목도리에 두텁게 껴입었는데도 습한 공기가 얼음처럼 폐를 찔러대서 갤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눈인지 마법으로 내리게 한 눈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새 꽤나 돼는 양이 쌓여있어서 길을 제외하면 온 세상이 다 하얬다. 꼬르륵 소리가 나던 뱃속에 차가운 칠면조 샌드위치와 뜨근뜨근한 차 한 잔을 뱃속에 밀어넣자 그제야 좀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내는 유난히도 조용했다. 온실이라도 들러볼까 하는 생각을 하며 문을 통하는데 그제야 좀 소리가 들릴 정도로 침묵이 감돌고 있었다. 오늘 무슨 날인가? 인상을 조금 찌푸리던 갤리는 저쪽에서 달려오는 토마스를 보고 더욱 처참하게 인상을 구겼다. 심지어 그는 갤리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고 있었다. 도망갈까 잠시 고민을 하던 찰나에 토마스는 어느새 지척까지 다가와 있었다.
"부르지 마, 똘추야."
"친구여 마침 잘 만났네. 이 벗의 짐을 좀 덜어주지 않겠나."
매우 고전적으로 헛소리를 한 토마스는 갤리의 손에 뭉텅이로 봉투를 두어개쯤 넘겼다. 그냥 갈까 고민을 하다 생각보다 묵직한 무게에 잠깐 봉투를 놓칠뻔 한 갤리는 간신히 자리를 잡고 설 수 있었다. 뭐야 이건? 종이 봉투 안에는 짙은 갈색의 불투명하고 길쭉한 병이 한 열 개 남짓 들어있었다. 갤리는 얼굴을 찌푸렸다.
"버터맥주?"
"어어."
"오늘 호그스미드 가는 날이야?"
"앞으로 며칠은 계속 열거라고 그러던데."
토마스가 한 손에 들고 있던 세개의 봉투를 다시 두 손으로 나눠들며 말했다. 갤리는 알았다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어쩐지 애들이 별로 없다 싶더니 다들 호그스미드로 놀러간 모양이었다. 내일쯤 가면 되겠지. 안 그래도 필요한 게 있었던 참이었다. 정보를 제공해 준 대가로 이번에는 아무 말 없이 갤리는 토마스를 도와주기로 했다. 한 사람이 들기에 버터맥주 사십병은 너무 많은 양이었다.-봉투중 하나는 허니듀크에서 판째로 사 온 호박 파이라고 토마스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갤리는 부엌에 잠깐 들어가면 될텐데따위를 생각하다 입을 다물었다.-두 손이 다 묵직해져서 갤리는 그리핀도르까지 계단을 몇개나 올라야 하는 가를 좀 고민했다.
"그런데 맥주 너무 많이 산거 아냐? 속 안 좋을 거 같은데."
"먹고 죽는 거지!"
뭐라고 몇 마디를 하려다 깊은 한숨을 내쉬자 토마스가 조금 눈치를 보았다. 그 사이에 눈치라는 게 생기긴 한 모양이었다. 시련이 아주 나쁜 건 아니군. 갤리는 생각했다. 덜컹거리는 소리가 나며 계단이 발 앞에서 맞물렸다.
"아니 뭐... 친구가 크리스마스 파티 때 혼자일 거 같다길래, 좋아하는 것 좀 사오느라고."
"좀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것 같은데."
"다들 같이 먹을 테니까."
줄 사람도 있고. 답지 않게 웅얼거리는 토마스의 목소리가 계단이 움직이는 소리에 잘 들리지가 않았다. 일층에서 탑이 있는 곳까지 올라가는데에는 생각보다 시간과 체력이 꽤나 소요되었다. 피브스나 유령 몇몇이 제각각 이야기를 하며 지나가기는 했지만 그렇게 특출날 사항은 아니었다. 아, 하고 갑자기 토마스가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고보니까 트리샤가 파트너가 생겼다는데."
"그러냐."
"혹시 너도 파트너 있는 거 아냐?"
갤리는 얼굴을 찌푸렸다. 어째 영 좋은 의미로 들리지가 않았다. 갤리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토마스가 비명을 지르다시피 했다.
"하느님 맙소사 내 주변에 가장 파트너가 없을 것 같은 투톱이 둘 다 파트너가 있다니! 나도 아직 없는데!"
"난간 밑으로 집어 던지면 되는 거냐 이거?"
"갤리님 잘못했습니다 굽어 살펴주십시오."
실질적으로 좋은 의미가 아니었군. 불의 잔은 무슨 목적으로 이런 놈을 호그와트 대표로 뽑은 걸까. 두통이 오려고 해서 갤리는 고개를 저었다. 덤스트랭 것들이 호그와트는 다 이렇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데. 토마스가 계속 말을 이었다. 자기는 파트너를 누구로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느니 어쩌니 하는 말을 한 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던 갤리는 토마스의 질문에 조금 투덜거렸다.
"근데 네 파트너는 누구야? 역시 덤스트랭?"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아니라고 부정은 안 하는 구만. 토마스가 예리하게 찔러 들어와서 갤리는 Fxxk, 하고 저속한 욕을 내뱉었다. 한 번 떠 본 것이었는지 토마스는 곧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화제를 아주 조금 돌렸다.
"오, 혹시, 덤스트랭 대표 파트너도 알아?"
"내가 그걸 알 거라고 생각하냐?"
"덤스트랭 애랑 파트너니까? 근데 덤스트랭에 여자도 있어?"
"있을리가."
"우리 갤리 많이 컸구나 남자한테 파트너 신청도 하고. 이 형은 기뻐..."
갈수록 토마스의 헛소리가 늘고 있어서 갤리는 기분이 상했다. 다섯 걸음쯤 더 올라가면 탑의 입구였다. 바닥에 봉투를 내려놓고 어깨를 돌리자 토마스가 어깨를 두드리며 고맙다고 말했다. 저리가 멍청아. 토마스는 낄낄 웃었다. 토마스는 갤리에게서 봉투 두 개를 받아들고는 한 개의 봉투에서 다른 세 개의 봉투로 버터맥주를 다섯병 쯤 덜어내고는 이제는 버터맥주가 다섯병 정도가 들어있는 봉투를 갤리에게 내밀었다. 뒤돌아서 바로 내려가려다 잡힌 갤리는 어정쩡하게 봉투를 받아들었다. 도와줘서 고마워. 이건 너 마시라고. 갤리는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얘가 이런 것도 할 줄 알던 애였나? 암호를 말하려는 토마스를 보다 갤리는 우물쭈물 말을 꺼냈다.
"아까 그 얘기."
토마스가 뒤를 돌아보았다. 약간 당황한 것 같았다. 하긴, 갤리는 토마스와 별로 친하지 않았다. 친화력이 강한 토마스 쪽에서 갤리에게 일방적으로 말을 걸고 갤리가 그걸 받아 주는 형태라면 모를까 갤리가 먼저 말을 건 적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얼굴이 불타는 고구마가 된 것 같아서 됐다고 할까 하던 갤리는 이미 돌아선 토마스를 어쩔 수가 없어서 심호흡을 하고 억지로 말을 꺼냈다.
"난 파트너한테 신청받아서 파트너가 생겼는데."
"어?"
잠깐 무슨 이야기인가 고민하던 토마스는 잠시 후 얼굴을 미묘하게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우리 갤리 많이 컸어. 답변으로 저런 소리가 돌아오다니. 그냥 돌아 내려가 버릴까 갤리는 고민했다. 입술이 억지로 웃음을 참는 것 같았다. 갤리는 두어번 헛기침을 하고는 돌아섰다. 그 순간 멈췄던 계단이 움직이기 시작해서 갤리는 난간을 잡았다. 으르릉거리는 소리 사이에 토마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까워서 그럭저럭 들리는 모양이었다.
"그 금발이야?"
"-아니."
갤리는 목소리를 짜냈다. 아랫쪽이 움직이고 계단이 멈췄다. 갤리는 옷자락을 툭툭 털었다. 돌아보자 토마스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갤리는 잠시 텀을 두었다가 말했다.
"덤스트랭 대표."
갤리는 어떤 마법이 잘못 작동해서 토마스의 발 밑이 꺼져버린 게 아닐까 하고 잠깐 걱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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