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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글 백업입니다.

 

*이 글은 픽션입니다. 실제 인물, 사건, 단체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해리포터au, 수위는 없으나 오메가버스, 네임버스 세계관입니다.

*대괄호[] 안은 한국어라는 설정입니다. 인소 같아요 죄송합니다. +제 영어는 후사를 잉태할 수 없는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속편 스코치 트라이얼의 캐릭터 스포일러가 있으되 캐붕일 예정입니다. 죄송합니다.

 
 
사실 토마스는, 유독 검은 숲에 안 좋은 기억이 깊었다. 금지된 공간에 누군들 좋은 기억이 있겠냐만, 토마스의 경우에는 유독 더한 게-규칙이라는 규칙은 토마스가 어기지 않은 게 없다고 할 정도로 학교의 난봉꾼 비슷하다는 평이었으니까. 물론, 싸운다던가 하는 윤리적이지 못한 일과는 거리를 두는 편이었지만. 어쨌든, 어떻게 말해도, 토마스는 꽤나 말썽쟁이였다. 그런 토마스가 6학년 때 큰 마음을 먹었는데- 어째서인지 그 때까지 도전하지 않았던 검은 숲에 들어가 본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트리샤와 척은 말렸다. 말린다고 듣지 않는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어쨌건 일단 말리긴 해야했다. 다음날 새벽에 척이 발견한 건 침대 위에 놓여있는 쪽지 한 장이 다였지만. 그로부터 만 하루, 트리샤와 척은 초조해하며 토마스를 기다렸다. 머리에 나뭇가지와 흙먼지를 덕지덕지 붙이고 갑자기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입술을 깨물었지만, 당연히 토마스는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둘은 교수님께 토마스가 사라진 사실을 알려야 했고, 교수님들은 아닌 밤중에 검은 숲으로 들어가야 했다. 척과 트리샤는 각각 벌점이 30점 깎이는 벌을 받아야 했지만 그 이상의 벌은 다행히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토마스는 그로부터 만 하루간 더 나타나지 않았다. 마법부에도 도움을 요청했고, 두 명의 오러가 검은 숲으로 들어갔지만 상황은 그닥 변하지 않았다. 이틀 후, 학교 차원에서 성인이 된 7학년 중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기로 나선 학생들을 대동할 때까지 토마스는 머리 끝조차 찾을 수 없었다. 척과 트리샤도 토마스를 찾기 위해 나섰고, 갤리를 포함해 6학년 중 뛰어난 학생들도 참여를 시작할 때 즈음.
다리가 부러진 토마스가 머리에 흙먼지와 풀떼기를 덕지덕지 붙이고 나타났다. 교수님께 뒷덜미가 달랑 들려서. 듣기로는 켄타우로스 중 그나마 온건한 자에게 보호받고 있었다고 했다. 몇 시간째 잠도 못자고 추적을 돕고 있던 갤리는 당연히 머리 끝까지 화가 났고 머쓱하게 웃고 있는 토마스는 갤리와 함께 흙바닥을 한 번 더 뒹굴어야 했다. 다행히 볼에 약간 생채기가 난 걸 제외하면 둘 다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어쨌든 싸움은 큰 일이었기 때문에 갤리는 사흘 간 근신, 토마스도 이주일간 독방에 들어가 있어야 했다. 그 이상의 기간을 병동에 있어야 한 것은 물론이고. 덕분에 토마스는 호울러를 세 통 받고 기말고사에서 낙제를 할 뻔 해서 매우 곤혹을 치렀지만 그 정도는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도 있었다.
이 기억은 토마스에게도, 어쩌면 당연히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토마스도 상당히 말하기를 꺼려하는 편이기는 했지만, 말하지 않는다고 기억이 퇴색 되는 건 아니었다. 들어가지 못하게 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들어보기만 한 마법 생물과 듣도 보도 못한 마법 생물 사이에서 도망가기를 근 며칠, 구조되기 전까지 토마스는 배고픔과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공포사이에서 나름 사선을 오갔고 검은 숲은, 따라서, 나름 토마스에게 깊은 상처로 남아있었다.
지금 상황이 매우 안타깝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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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호는 손으로 나뭇가지를 밀었다. 나무가 빽빽해 시야가 좁았고 스니치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가끔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비쳐들 때 간신히 깜박깜박 보이는 정도였고, 게다가 속도도 빨라서 거의 달려야만 했다. 당연히 나무뿌리가 발에 턱턱 걸렸고 보온을 중심으로 한 제복은 땀이 뻘뻘 나도록 더웠다. 한참을 고민하던 민호는 결국 지팡이로 나뭇가지를 자르기 시작했다. 이 정도로 울창한 산림이면 나뭇가지 좀 벤다고 티도 나지 않을 것이었다. 지팡이를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나뭇가지가 서걱 서걱 잘려 나갔다. 몇 걸음 걸어가는데 땅이 진동 했다. 그르릉, 하고 뭔가가 긁히거나 천둥번개가 치는 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설마 지진인가? 민호는 자리에 서서 땅의 진동을 감지했다. 매우 가까운 곳에서 울리는지 진동이 작지 않았다. 민호는 뒤를 돌아보았다.
나무가 움직이고 있었다. 나뭇가지를 휘두르는 나무가 호그와트에 있다는 걸 들어본 적이 없지는 않지만, 그 나무는 최소한 줄기 위쪽만 움직였다. 나무는 마치 사람이 몸을 일으키듯이 뿌리를 땅에서 하나씩 뽑아내고 있었다. 상해를 입은 맹수가 그 죄인을 찾아내려는 것 처럼. 민호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속도를 늦춘 스니치가 귓가에서 앵앵대기 시작했다. 거인이 걸어오는 것 처럼 둔탁하고 드문 진동이 쿵, 쿵 땅을 울리며 달리는 것을 방해했다. 나무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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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다는 갈림길 앞에서 고민했다. 이 숲에 길이 있다는 것도 웃긴 일이긴 하지만, 최소한 동물들이 다니는 길처럼 보이는 길이 없지는 안았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브랜다는 지금 스니치를 놓친 상태였다. 어느쪽으로 가야 스니치가 나타날까. 사실 막막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아씨오를 쓰면 스니치가 돌아올까?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스니치를 발견할 때까지 돌아다녀 보아야한다는 뜻인데. 이 넓은 숲에서 스니치를 발견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브랜다는 그냥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차라리 심사위원단의 생각을 읽는 게 빠르리라. 더 깊은 곳과 얕은 곳 중 어디에 트로피를 숨겨두었을까. 브랜다는 추론을 시작했다. 더 깊은 곳이거나, 얕은 곳이어도 깊은 곳에서 돌아와야 하는 곳이거나. 그럴 확률이 높았다. 고난이 너무 얕아도 말이 되지 않는다. 브랜다는 왼쪽으로 발을 들였다. 약간 어두컴컴한 길이고, 지금까지 들어온 방향과도 알맞는다. 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길이 확실했다. 잠시 후 갈림길 왼쪽으로 노루 한 마리를 문 거의 거미가 서벅서벅 기어들어갔다. 털이 숭숭난 거미는 거미인데도 불구하고 발소리를 거의 죽이지 않았다. 오히려 주변에서 피하는 듯이 거미의 발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목덜미를 물린 노루가 질질 바닥에 끌리고 있었다. 거미가 어둠 속을 파고 들자 그 뒤를 스니치가 기웃거리듯이 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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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는 공터 한 가운데에서 멈춰 서 있었다. 서있다가 토마스는 조금 쭈그리고 앉았다. 1년 전에 발견했던 장소였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안전한 편이다. 그래도 나뭇가지를 꺾거나 베어서는 안 되는 것 같은 소소한 주의사항 등은 있지만 어렵지는 않다. 다만, 문제는 이 안쪽이지. 얼마나 며칠이나 헤매야 하는 걸까. 물론 지금은 일년 전에 비해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 붉은 불꽃을 쏘아 올리면 누구라도 구하러 와 줄 것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그걸로 그만이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시합이라는 게 문제지. 이미 점수로는 크게 뒤처지고 있다. 호그와트의 이름을 진 어깨가 무겁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느낀 기분이 들었다. 더 나아가야 하지만 공포스럽고, 되돌아가기엔 이미 몇 개월이나 늦었다. 토마스는 주먹을 꾹 쥐었다. 손 안에서 날려보내지 않은 스니치가 날아가려고 몸부림을 쳤다. 놓아줘도 괜찮은 걸까. 따라가는 족족이 분명히 무언가가 나올 것임에 분명한데 그래도 괜찮을까. 토마스는 마른 세수를 했다. 이미 시작한지 한참이 지났는데 도무지 발을 뗄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모를 때와 자신의 무력함을 경험한 것의 차이는 분명히 컸다.
땅을 울리는 진동이 있었다. 익숙한 감각이었다. 기억 속에서 악몽이 한 자락이 불려나왔다. 울창한 숲의 나뭇가지를 실수로 꺾었다가 느껴본 적이 있었다. 진동이 공격적이고 사이사이의 간격이 짧았다. 공터는 안전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안전이 보장되는 곳은 아니다. 토마스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몸을 피해야했다. 그렇지 않으면-
문득 토마스는 공격을 받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필사적으로 도망가던 자신과 같을 그 누군가가. 지금 여기에서 공격을 받을 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검은 숲에 대해 무지하고, 지금 들어와 있고, 아주 작은 실수를 저지를 만한 사람이.
민호. 토마스는 작게 발음해 보았다. 입이 다시 떨어지지 않았다. 진동과 진동 사이의 간격이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어서 도망가지 않으면 분명 걷는 것조차 어려워 질 것이었다. 토마스는 알고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르고 토마스는 주먹을 꾹 쥐었다가, 손을 놓았다. 손에서 놓여난 스니치가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토마스는 주머니에서 지팡이를 꺼내 손에 쥐었다. 그리고 진동이 일어나는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스니치가 뒤꽁무니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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