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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데못죽

[청우래빈] 그 대학교의 사정

ㄷㄷㄷㄷ 2022. 11. 17. 14:58

청우가 그 아이를 발견한 것은 도서관에서였다.

시험기간이 끝나갈 무렵의 새벽,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서 캔커피라도 한 잔 마실까 하는 생각에 편의점을 들르러 가는 길이었다. 머릿속에서 돌아가는 칼로리 계산기를 끄고 뇌에 공급할 당이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문득 가까이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났다.

이 날짜의 이 시간에 여기에서? 청우는 조금 당황했다. 이 시간만이면 차이고 술 먹었겠거니 하겠고, 이 날짜만이면 시험을 망쳤겠거니 했을 것이다. 여기에서만이면 과제를 말아먹었거나. 그러나 세 개가 다 합쳐진 것은 또 드물었다. 청우는 찝찝하게 생각하며 자리를 피했다. 어차피 자신은 캔커피를 사러 가는 길이었기도 하고.

그러나 캔커피를 사오고 나서도 훌쩍거리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피로한 얼굴로 나서던 학우 한 명이 그쪽을 슬슬 피해서 가는 걸 보고 청우는 눈꺼풀 위로 양 눈을 눌렀다. 그리고 느린 걸음으로 도서관 정문 옆 벤치를 항했다.

“무슨 일 있어요?”

머리 위에서 목소리가 들리자 놀랐는지 거의 뛰어오르듯이 펄떡거렸다. 숏컷보다는 약간 긴 머리를 한 남자는 허둥지둥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나며 굴러가지 않는 혀로 말을 주워 섬기려했다.

“죄, 죄송합니다. 많은 방해가 되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지금 시간까지 여기 계시는 분이 있을지 미처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생각이 많아지다보니 저도 모르게.”

남자의 목은 푹 잠겨서 말이 툭툭 끊겼고 코 먹은 소리까지 났다. 청우는 남자의 한 쪽 어깨를 잡고 살짝 눌렀다.

“내쫓으려고 그러는 거 아니니까 일단 앉아요.”

“어, 아, 그.”

남자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눈물이 잔뜩 고여있는 눈은 커다랗게 떠졌다가 조금 가늘어졌다. 그제야 청우는 남자가 조금 날카롭게 생겼다고 생각했다. 좀 전까지는 우는 것과 차이가 없어서 잘 몰랐었다. 남자가 어정쩡하게 자리에 앉자 청우는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뒷주머니를 뒤져 손수건을 내밀었다.

“일단 얼굴 좀 닦아요.”

“아니, 아닙니다. 폐를 끼칠 순.”

“숨은 쉬어요. 코 안 막혀요?”

남자는 다시 눈을 왕방울만하게 뜨고 청우를 바라보다 퐁퐁 눈물을 솟기 시작했다. 청우는 저도 모르게 제가 손수건으로 남자의 눈물을 찍어주기 시작했다. 곧 남자가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핫게]중도 앞에서 남자 하나 울고 있더라 무서워서 후문으로 빙 돌아나옴 ㅅㅂ 귀신인가_익명

익명1 엇시 뭐야 시험기간에

익명2 셤 말아먹었나

명3 혹시 체크남방 입지 않았음?
      ㄴ익명(글쓴이) 헉 어케 알았어???
            ㄴ익명5 핫게에 글 하나 더 있음 ㅇㅇ 발표하나 터졌나 보던데. 발표자가 발표 직전에 갑분휴학 때려서 팀 통째로 F 떴대. 교수님이 안 봐준다는 카더라.
                    ㄴ익명(글쓴이) 헐…

익명4 잉? 체크무늬? 나 지금 체대 핫가이 밖에 안 보이는데?
     ㄴ익명7 체대 핫가이 위치 노출하지 맙시다 ^^ 체대 핫가이는 체대만의 핫가이다
             ㄴ익명8 아니 진지하게 읽다가 개터졌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래서.”

청우는 얼굴을 조금 찌푸렸다. 손톱과 팀플룸 책상이 부딪히며 소리가 났다. 같이 교양 팀플을 하던 박문대가 덤덤한 얼굴로 얘기했다.

“거기 선배 얘기도 있어서 물어보시지 싶긴했어요.”

“내 얘기?”

“전 국가대표로 주목 좀 받으시잖아요.”

옆에서 자료 조사를 하고 있던 배세진이 ‘체대 핫가이…’하고 작게 중얼거렸지만 너무 작은 소리라 청우에게 들릴만한 크기는 아니었다. 대신 맞은편에서 물을 마시던 선아현이 사레가 걸리기엔 충분한 크기였다. 박문대는 그런 선아현에게 다가가 등을 두드려주었다.

“그런데 그 얘기는 왜 그러세요?”

“손수건을 빌려줬거든.”

사실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고 꼭 돌려받을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남자는 한껏 털을 세우고 코까지 풀어버린 손수건을 그냥 돌려드릴수는 없다며 꼭 세탁해 돌려드리겠다고 정신없이 말했다. 그 모습이 꽤 안타까웠다. 그래봤자 중간고사가 다 끝나고 기억난 정도지만. 그것도 연락처도 없이 쏙 보냈다는 걸.

팀플룸 문이 벌컥 열렸다.

“여러분의 세진세진 음료수와 함께 귀환했습니다~ 칭찬의 박수!”

“니가 가위바위보 진 거잖아.”

“문대문대 나 서운하다? 문대 음료수 안 줘버린다?”

이세진은 자연스럽게 배세진에게 먼저 음료수를 건네주고 청우에게도 음료를 건넸다. 청우는 웃으며 그런 이세진에게 말했다.

“음, 세진아 미안한데, 혹시 누구 연락처 좀 얻을 수 있을까?”

“예? 누구요?”

생각해 보니 이름도 모른다. 인상착의를 어떻게든 묘사하고자 하는 중에 배세진이 말했다.

“에타 발표남.”

“아~ 걔요?”

이세진은 무리없이 배세진의 말을 듣고 좀 전까지 박문대가 앉아있던 자리에 털썩 앉았다. 문대와 아현이에게까지 음료수를 돌리고 이세진은 핸드폰을 열었다. 어디~ 보자~ 누가~ 알고 있을까~ 그리고 팀플이 끝날 때쯤, 연락이 왔다.

고양이 아니에요! 호랑이에요! < (래빈이는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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