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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데못죽

[아현큰세] 어느 문댕의 고통

ㄷㄷㄷㄷ 2022. 11. 17. 13:36

요새 선아현이 이상하다. 배세진이 토스트를 먹는 동안에도 옆을 지키지 않고 물병을 들지 않고도 자꾸 거실을 서성인다. 두 장째 토스트를 먹으면서 핸드폰 창을 튕기자 온갖 발언이 쏟아졌다.

-우리 엘크 밤비 넘 ㅠㅠ 최고 ㅠㅠ 눈빛이 ㅠㅠ 사람을 잡아 ㅠㅠ

-천사를 본적이 없다고? 저 갓와꾸를 보고 그런 말이 나오냐 요새 데한민국 판 기강 다 빠졌네;

-(영상링크) 내 다잉 메시지는 앟임. 암튼 그럼.

요새 최고조를 찍고 있는데 저런 식이면 곤란하지. 방문에 노크를 하자 금방 대답이 돌아왔다.

“무, 문대야!”

얼굴이 순식간에 확 폈다. 뭐하냐고 묻자 보석 십자수가 무슨 모양인지 하나하나 설명했다. 어째 어제보다 진도가 덜 나간 거 같은데. 핸드폰을 뺐긴 탓인지 비교가 어렵군. 그럼 어쩔 수 없지.

“선아현.”

“으응?”

단도직입이다.

“너 요새 무슨 문제 있어?”

선아현의 얼굴에 당황이 번졌다. 그러더니 머리가 흔들릴 정도로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야! 아무것도!”

몸이 안 좋은 거 아냐? 열 재보자.”

“문대 몸이 안 좋다고?!”

뒤에서 문이 벌컥 열렸다. 배세진의 입가에 빵가루가 그대로였다.

“아, 아뇨! 문대가 저 걱정해 준 거에요.”

“그, 그래? 다행이다. …그! 아현이가 아픈 게, 다행이라는 게 아니라!”

“아녜요! 저도 괜찮아요!”

“둘 다 진정하시죠.”

나머지 넷이 스케줄 중이어서 다행이군. 물이라도 떠오지 싶어서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선아현에게 툭 말을 던졌다.

“불편한 거 있으면 꼭 말하고.”

“으응!”

일단 주변 탐문부터 시작해야겠군.


“아현 형님이요? 잘 모르겠습니다만… 헉, 혹시 제가 밤에 작업을 너무 오래 해서 불편하신 겁니까? 작업실을 좀 더 이용해야,”

“넌 일단 낮잠 좀 자고 와라.”

눈 밑이 퀭하려고 하는 놈을 침대에 들여보내고 다음을 잡았다.

“음, 같이 나가서 제가 얘기 좀 해 보고 올까요 형?”

“아니, 내가 더 알아본다.”

류청우도 모르고.

“oh, 나 모르지 않아요. [근데 안 돼요. 이건 민감한 문제라고요.]”

“…오냐.”

“히히.”

이제 좀 답이 나오려고 하는군. 저녁 메뉴를 고민하는데 아이스크림을 잔뜩 사 들고 온 이세진이 냉동실을 채우곤 어깨를 쳤다. 이 자식이?

“문대문대는 아현아현 너무 과보호한다니까?”

“과보호라니.”

또 귀찮은 새끼가 튀어나올까봐 그러는 거다. 오르빗도 궤도에 오른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티원이 장난질을 치면 타격이 크다. 티원이 그럴 깜냥이 된다는 게 아니라, 어디서 이상한 새끼가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게-

“걔도 아현아현이 이긴다고.”

이세진이 어깨를 으쓱 움직였다. 조금 충격 받았다. 그건 그렇긴 하군. 나중에 치우는 게 골치아플지도 모르긴 하겠지만 어차피 1군, 선아현과 체급이 맞는 놈은 없다. 나는 혀를 찼다.

“고민 해결? 세지니는 갈비찜이 먹고 시퍼용.”

“오늘 저녁은 굴라쉬다.”

“너무 다른데?!”

그리고 그날 저녁, 선아현이 노크를 했다.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선.

“어, 어떻게 하지 문대야?”

이불을 반쯤 쥐어 뜯으면서.

“나… 세진이가… 좋은 거 같아…”

폭탄을 터트렸다.

이 놈이 이렇게 말했다는 것은 당연히 친구의 범주에서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 이렇게 비장하게 말할리 없지. …없나?

“뭐가… 왜 좋은데.”

“그게…”

선아현이 꼼지락거리다 말했다.

“워터밤 전부터… 생각했는데… 세진이가 너무 야한 것 같아…”

그런 확률이 있겠냐 X발. 당장이라도 내 대가리를 퍽퍽 치자니 선아현이 놀랄 것 같아 자제했다.

자 상황을 정리 해 보자. 선아현이 그렇고 그런 의미로 이세진을 좋아한단다. 그리고 그 둘은 내 친구이자 동료이며 1군 아이돌의 팀메이트 관계이다.

환장하겠군. 이게 무슨 팬픽에나 나올 법한 상황이냐. 선아현이 내가 너무 놀란 것 같다며 나간 후에 먼저 큰달을 불러 선아현을 스캔해 보라고 말했지만 상태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상태창을 띄워봤지만 별 건 없었다. 팬픽 세계관에서 탈출을! 같은 게 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럼 이제 진지해져야한다.

“문대문대 무슨 일 있어?”

선아현은 진짜로 저 놈을 좋아한다. …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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