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도 글 백업입니다. 1. 배배 꼬인 꽈배기 도너츠 "......" "......" "시간도 없으시다면서 식사 빨리 하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아... 아직... 30분 쯤 남았으니까 괜찮습니다." "상당히 여유롭습니다? 일 바쁘다면서요." "....그...." "하긴 여유 있으니까 강사님이랑 식사도 하고 그랬겠죠." "......" "......" "...저기." "......" "어제는 죄송했습니다. 그, 서류 처리가 꼬이는 바람에..." "야근이래봤자 한 시간이었잖아요." "그게...." "포기하고 저녁 먹는데, 집에 들어갔다고 연락 와서 얼마나 놀랬는지 아십니까?" "....죄송합니다...." "......" "...그, 변명 같겠지만... 그렇게 일찍 끝날줄도 몰랐고..." "......
2012년도 글 백업입니다. 고개를 들자 한쪽 벽에 달려있는 전자시계가 검은 바탕위에 빨간 글자를 깜박이는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pm 9:36. 야근이 미친짓이라는 건 알지만 미친 짓을 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인사부가 미치는 철이 인사철밖에 더 있겠는가. 미간을 꾹꾹 눌러 인상 쓴 얼굴을 돌려놓았다. 잠을 못 자는 것만으로 영양크림을 물 마시듯 발라도 회복이 시원치 않을 판에 주름까지 지는 건 참을 수 없는 일이다. 다시 컴퓨터로 시선을 돌렸다. 3중으로 백업한 파일이 제대로 백업 되었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후 컴퓨터를 '안전하게' 종료했다. 거의 완성 된 게 날아가다니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본인만 끔찍하면 또 모를까, 인사부 전체에 지옥이 고스란히 강림한다. 몇날 며칠을 철야해서 간신히..
2012년도 글 백업입니다. 눈꺼풀을 내리자 다시 뜨는 것도 뻑뻑할 정도로 건조한 눈이 느껴졌다. 조금 새어나온 눈물이 마른 안구를 적시자 마른 눈동자가 통증을 호소했다. 안경을 벗어 연단에 내려놓고 손으로 눈꺼풀 위에서 눈을 지그시 눌렀다. 압력이 가해지자 관자놀이를 후벼파는 것 같았던 두통이 조금쯤 덜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에 맡는 기업 강의이다 보니 상당히 긴장한 모양이다. 비록 치프 강사라고는 하지만 보통은 일괄적으로 스쿨에서 주최하는 것에 사람들이 등록하여 모이는 것이 일반적이고, 기업에서 의뢰를 해 출장을 가는 것은 그렇게 흔치 않다. 그것도 대기업에서 의뢰해 오는 것은 더욱 드물고, 다른 강사가 파견나가기도 쉬우니 이렇게 큰 강의를 하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